
세상을 살다 보면 마음속에 오래 남는 문장이 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이 짧은 말로 한 시대를 울린 양귀자 작가는, 이번엔 『모순』이라는 소설을 통해 우리 모두의 삶에 숨어 있는 ‘모순’과 마주하게 만든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사람 사는 게 왜 이렇게 복잡할까?’라는 질문을 다시 던지게 되었다.
■ 평범한 삶 속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모순』은 한 여성, 안진진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1인칭 서사 소설이다. 그녀는 특별한 사건 없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인물처럼 보이지만, 그 삶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수많은 역설과 상처, 선택의 고민들이 자리하고 있다. 엄마와 아빠, 오빠와의 관계, 연애와 결혼, 직장과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이야기지만, 양귀자 작가는 그 평범함 속에 깊은 울림을 담아냈다.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크게 드러나는 갈등’보다는 일상 속 모순적인 감정과 생각의 흐름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데 있다. 주인공은 늘 생각한다. "왜 나는 이 상황에서 화가 날까?", "왜 행복한데 허전하지?" 이런 질문들이 반복될수록 독자는 ‘이건 나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공감을 느끼게 된다.
■ 모순은 결핍이 아니라 성장의 씨앗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감정은 '인정'이었다. 우리는 종종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을 선호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감정에 휘둘리며 선택하고, 후회하고, 다시 돌아서기도 한다. 양귀자는 이런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따뜻하게 바라본다. 그녀는 ‘모순’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통해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삶을 조금씩 정리해 나가는 것이 성숙함이라고 말한다.
이 소설이 단순히 여성의 삶을 그리는 데 머물지 않고, 보편적인 인간 존재의 이야기로 확장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 자신을 들여다보면 모순 투성이다. 하지만 그런 나를 부정하거나 숨기기보다는, 그 모순을 이해하고 품는 것이 삶의 지혜라는 것을 작가는 조용히 말해준다.
■ 따뜻하지만 날카로운 문장들
『모순』을 읽으며 종종 밑줄을 긋고 싶은 문장이 나왔다. 하지만 내가 더 인상 깊었던 것은 그 문장을 읽는 순간의 나의 생각이었다. 단어 하나, 표현 하나가 문학적인 멋을 넘어서 진짜 내 일기장 같은 느낌을 주었다. 양귀자 특유의 담백한 문체는 꾸밈없고 정직하다. 화려한 수사 없이도 진심이 전달되며, 그것이 오히려 더 깊이 다가온다.
■ 책을 덮고 난 후, 나는 나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이 소설의 제목이 왜 ‘모순’인지 처음에는 명확히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 나는 깨달았다. 우리 삶은 언제나 선과 악, 행복과 불안, 이해와 오해가 뒤섞여 있는 복합적인 감정의 연속이며, 그 안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조화와 균형을 찾아가는 존재라는 걸 말이다.
『모순』은 거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강하게 **“너도 그렇게 살아왔구나”**라고 말해주는 책이다. 위로와 공감, 그리고 작은 다짐을 선물해주는 고마운 소설이었다.
■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요즘 관계에 지쳐 있는 사람
- 나를 더 잘 알고 싶은 사람
- 문학이 주는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분
- 인생에 대한 성찰을 조용히 해보고 싶은 사람
■ 마무리하며
양귀자의 『모순』은 독특하거나 극적인 사건이 아니라, 삶의 본질적인 질문을 조용히 던지는 책이다. 눈에 띄지 않지만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아닌, 책장을 덮은 뒤의 잔잔한 여운. 이것이 『모순』이 가진 진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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