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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해나 소설집 『혼모노』 – 정체성과 생존, 그리고 고요한 울림

by 책먹 2025.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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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는 어떤 시대든 그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결을 예민하게 포착해내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성해나 작가의 첫 소설집 『혼모노』는 그런 목소리 중에서도 유독 차분하면서도 날카롭게,
그리고 무엇보다 진실되게 우리 곁으로 다가오는 작품집입니다.


🌿 '진짜'와 '가짜' 사이 – 제목이 암시하는 것들

책 제목인 『혼모노(本物)』는 일본어로 **“진짜, 진품”**을 뜻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단어가 한국 독자에게 다가올 때에는 단순한 사전적 의미를 넘어서,
진짜와 가짜, 본성과 탈(脫)본성, 경계의 삶에 대해 묻는 질문으로 확장됩니다.

작품을 하나씩 읽어 내려가다 보면, 이 제목은 단순히 등장인물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의 얼굴에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 서사의 특징 – 겹겹의 고요함 속의 날카로움

성해나의 문장은 단정하면서도 묘한 떨림을 지닌 문장들입니다.
어느 하나 과장된 표현이 없고, 자극적인 서사를 좇지도 않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 깊게 파고드는 힘이 있습니다.

『혼모노』 속 이야기들은

  • 성소수자,
  • 여성의 몸,
  • 노동,
  • 불안정한 가족,
  • 가짜와 진짜의 경계,
  • 몸의 기억과 사회적 낙인
    같은 주제를 다루며, 익숙하지만 쉽게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을 조심스럽게 꺼내 보입니다.

읽다 보면 한 문장 한 문장이 마치 조용한 안개 속에서 스스로 울림을 내는 종소리처럼 다가오고,
작은 사건들이 끝내 독자의 마음 한 켠을 건드리고 떠납니다.


🧷 인물들 – 경계에서 흔들리는 사람들

『혼모노』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경계 위에 서 있는 존재들입니다.
어디에도 완전히 소속되지 못하고, 한 쪽을 향해 다가가려 하지만 끝내 닿지 못하는 위치.
혹은 타인에게 "너는 진짜가 아니야"라는 낙인을 받으며 **“진짜로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치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인물들은 단순한 피해자나 외부인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실제로 존재하고, 때로는 우리 자신이기도 합니다.


🛠️ 사회적 주제의식 – 문학으로서의 생존 기록

성해나의 소설은 특정 이슈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거나 비판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저 인물의 감각과 일상, 기억과 상처를 따라가며 사회의 결을 보여주는 방식을 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혼모노』는 단순히 소수자 문학, 여성 문학으로 규정되기보다는
"사회 속에서 어떻게 존재하고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문학으로 받아들여집니다.


💬 왜 이 소설을 읽어야 할까?

이 책은 감정의 말단을 조심스레 만져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격렬한 폭로 대신, 침묵과 속삭임의 언어로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정해진 틀을 벗어난 존재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그들이 마주한 경계가 얼마나 복잡하고 아픈지를 정직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야기들을 통해
"나는 지금, 내 삶에서 진짜로 존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조용히 마주하게 됩니다.


📌 마무리하며

『혼모노』는 그리 크지 않은 분량 안에 깊고 섬세한 사유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속도감 있는 사건보다, 정서와 구조, 그리고 내면을 천천히 응시하는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한번쯤 읽어봐야 할 작품입니다.

성해나 작가는 『혼모노』를 통해 작은 흔들림들이 세상에 전달될 수 있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울림은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의 마음에도 살며시 도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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