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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풍차에 맞선 기사 _『돈키호테』리뷰 (스포주의)

by 책먹 2025.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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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책으로 밥 먹는 블로거 책먹입니다. 오늘은 고전 중의 고전! 유럽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작,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읽는 데 시간이 꽤 걸렸지만, 읽고 나면 정말 “아, 이래서 명작이구나!” 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런 책이었어요.


🧔 돈키호테, 그는 미친 걸까? 혹은 가장 순수한 이상주의자?

이야기의 주인공은 라만차 지방의 하급 귀족, 이름은 알론소 키하노. 그는 기사 소설에 푹 빠져 있다가 어느 날 정신이 혼미해져, 자신이 ‘돈키호테’라는 떠돌이 기사라고 믿게 됩니다. 낡은 갑옷을 꺼내 입고, 말도 아닌 해골처럼 마른 말을 ‘로시난테’라 이름 짓고는 정의를 위해 싸우겠다고 길을 나서죠.

그런 그의 첫 싸움 상대는… 바로 풍차입니다.
그 유명한 장면!
돈키호테는 풍차를 거대한 괴물(거인)이라 착각하고 달려들어 칼을 휘두르지만, 결국 풍차 날개에 얻어맞고 나가떨어지죠.
이 장면은 지금도 ‘헛된 싸움을 벌이다’를 의미하는 관용구로 쓰일 만큼 강렬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어요.


🐴 산초 판사, 현명한 바보 혹은 순응하는 현실주의자

돈키호테의 여정에는 **충직한 시종 '산초 판사'**가 함께합니다.
산초는 무식하고 허풍이 심하지만, 오히려 돈키호테보다 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어요.
“공작이 시켜줄게”라는 돈키호테의 약속을 믿고 따라나선 그는 때로는 우둔해 보이지만, 때로는 돈키호테보다 더 통찰력 있는 말을 던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말이 있죠.

 

"하늘이 주는 고통은 모두 이유가 있다면, 견디는 자에게 축복이 온다네."

 

참 순진하면서도 깊이 있는 말 아닌가요?

돈키호테와 산초는 환상과 현실의 끊임없는 대조입니다.
한 사람은 세상을 바꾸려 하고, 다른 사람은 세상에 적응하려 하죠.
이 둘의 조화가 바로 이 소설의 매력이기도 해요.


💘 눈에 보이지 않는 연인, 둘시네아

돈키호테에게도 사랑하는 여인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농사꾼 아가씨인 알돈사 로렌소지만, 그는 그녀를 고귀한 귀부인 ‘둘시네아 델 토보소’라 부르며 자신의 기사 활동의 영감을 얻죠.
놀라운 건, 둘시네아는 소설 전반에 걸쳐 직접적으로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하지만 그녀는 언제나 돈키호테의 마음 속에 살아 있고,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됩니다.

현실은 초라하고 투박하지만, 돈키호테는 그 안에서 이상과 아름다움을 끄집어냅니다.
이 얼마나 낭만적이고 슬픈 시선인지요.


🤡 웃기지만 울컥하게 만드는 소설

처음엔 돈키호테의 행동이 그저 기괴하고 엉뚱한 코미디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그의 행동 뒤에 있는 이상주의, 정의감, 사랑, 시대에 대한 저항 등이 마음을 울립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웃음보다는 짠한 감정이 더 크게 다가와요.
모든 여정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돈키호테는 마침내 정신을 차리지만…
그 순간 그는 자신의 ‘돈키호테’였던 삶을 부끄러워하고, 스스로 포기하게 됩니다.
결국 침대에 누워 조용히 숨을 거두며, 우리는 알게 됩니다.
돈키호테가 미친 게 아니라, 이 냉소적이고 계산적인 세상이 그를 미치게 만든 건 아닐까?


🕰 세르반테스가 세상에 던진 풍자와 메시지

『돈키호테』는 단순한 풍자소설이 아닙니다.
세르반테스는 근대 인간의 탄생, 즉 ‘개인’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현실 속에서 자기 신념을 지켜갈 수 있는지를 탐색합니다.

무엇이 진짜 미친 행동이고, 무엇이 정상인가?
허황돼 보여도 신념을 잃지 않으며 자신의 길을 가는 삶은 정말 틀린 것일까?
오늘날에도 충분히 유효한 질문들이죠.


📘 책먹이의 총평

항목평가
재미 ⭐⭐⭐⭐☆ (약간의 인내는 필요하지만, 익숙해지면 푹 빠져요)
감동 ⭐⭐⭐⭐⭐ (마지막엔 울컥하게 만듭니다)
추천 대상 고전을 한 번쯤 도전하고 싶은 분, 의미 있는 여운을 원하시는 분
읽는 팁 1부와 2부가 따로 존재하니, 나눠 읽는 것도 추천드려요
 

🔖 마치며

『돈키호테』는 단순히 "풍차와 싸우는 미친 사람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는 시대와 싸우고, 현실을 거슬러가며, 자신의 진실을 끝까지 지켜낸 사람입니다.
그 모습이 어리석어 보여도, 가장 고귀한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문득 나 자신에게 묻게 됩니다.
“나는 지금 어떤 풍차와 싸우고 있는가?”, “나는 내 인생의 산초인가, 돈키호테인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로시난테를 타고 삶이라는 여정을 달리고 있는 돈키호테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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